분절과 조합, 무한복제, 혼성과 차용, 변형이 자유로운 디지털 미디어를 활용한 미술작품이 늘고 있다. 전시장이나 이벤트홀 또는 인터넷과 CD-롬 등을 통해 이미지·동영상·사운드 뿐 아니라 인터액티브한 요소까지 갖춘 작품들이 새로운 예술 형식으로 주목받는 것이다. 정보사회와 흐름을 함께하는 디지털 아트의 부상 원인과 그 득실을 살펴본다. ▲ 김윤 <가상 공간에서의 유희> 멀티 큐브, 모니터 3D 애니메이션 1분 50초 400×400×320cm 1998 최근 ‘멀티미디어 시대의 미술’을 논하는 학술 심포지엄이 심심찮게 열리고, 디지털 환경의 대두가 파급시킬 미술 문화적 파장에 대한 비평적 논의도 잦아지고 있다. 그런가 하면, 최근 국내의 한 통신회사에서 신축사옥의 1% 환경조형물 설치를 위해 멀티미디어 아트를 대상으로 지명 공모를 실시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이러한 현상의 이면에는 멀티미디어 아트가 이미 현대미술의 한 양식이라는 믿음이 전제되어 있으며 디지털 테크놀러지가 어떤 방식으로든 미술의 개념과 존재 방식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는 확신이 깔려 있는 듯하다. 그러나 멀티미디어 아트의 개념 자체가 명확하게 정의된 것이 아니고, 용어도 관점에 따라 다양하다. 멀티미디어 아트의 범주를 복합감각적 작품까지 포괄해서 보는 관점이 있는가 하면, 디지털 테크놀러지가 어떤 방식으로든 직접 작품에 구현된 경우에 한정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또 디지털 테크놀러지 자체를 오늘날의 문화적 조건을 규정하는 결정요인으로 파악하는 시각이 있다면, 멀티미디어 아트를 동시대의 인식적 전환과 관련된 문화적 맥락으로 이해하는 상반된 관점이 병존하고 있다. 매체 테크놀러지에 대한 기술결정론적 시각과 문화결정론적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이러한 관점의 차이들은 어쩌면 그다지 중요한 문제가 아닐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테크놀러지와 문화 사이에 인과적 결정요소가 있든지, 아니면 양자가 필연적으로 병행하든지 간에 그 현상적 결과는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디지털 환경이 이미 일상화된 현실로서 여타 사회문화적 인자와 역동적으로 상호작용하면서 동시대의 문화지형을 변동시킬 민감한 징후로 대두되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그 영향은 작가의 위상이나 창작 조건의 변화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작품의 생산과 향수, 문화의 전유와 분배에 걸쳐 연쇄적인 변화를 부르고, 나아가 문화의 형질과 제도적 지형 전반에 근원적인 변동을 동반할지도 모른다.
Fractal Story
2010년 2월 8일
Mond








